재건축 교향곡?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재건축과 클래식 음악,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두 가지가 제 삶에서 겹쳐진 날이 있었습니다.

재건축 과 클래식 음악. 얼핏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두 세계가 제 삶에서 겹쳐졌습니다.
평소 듣지도 않던 FM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말러의 교향곡 1번, 그리고 몇 시간 전 참석했던 재건축 조합 회의가 머릿속에서 이상하게도 맞물려 흘러갔습니다.
클래식은 어렵고, 재건축은 피곤하다고들 하죠.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알고 보면 우리 삶의 질서와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오늘은 말러 교향곡 1번이라는 클래식 음악을 통해, 어떻게 재건축이라는 도시의 여정을 다시 보게 되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어려운 클래식 음악 나는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클래식음악이 쉽지않은 이유, 다양한 이유가 있을겁니다, 학창시절부터 ‘학습’의 대상이기도했고, 막연하게 어렵다고 선입견을 쌓기도하고, 미디어등에서 ‘고오급문화나 아비투스’등으로 포장을 하닌깐요.

우연히 들은 말러의 교향곡1번이 그날 저에게 꽂힌 이유는 뭐였을까요? 제가 갑자기 음악적 소양이 늘어난것도 아닌데말이죠. 아마 저의 경험과 구스타프가 전하는 선율이 우연히 맞아떨어진게 계기였던거같습니다.

재건축의 여정과 비슷한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1번 [거인]

제가 들은 교향곡1번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1악장 ~16분까지
현악기의 몽환적인시작 이런걸 집어치우고 마치 구축이던 아파트가 재건축을 준비하기위해 기지개 피는 모습이 생각나더군요 사람들은 우리아파트가 서서히 재건축 하는것인가 이런 희망찬 모습도 느껴지고요
지겨우신분들은 적당히 듣다가 7분정도부터 들으면 사람들은 우리 단지의 미래가치에 막연한 기대치가 최고조로 달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8~9분부턴 호갱노노등에서 여기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되겠냐라고 비아냥거리면서 사람들의 기대감은 떨어지는 모습이 한참 이어집니다 하지만 11분에 결국 너흰 무주택자고 우린 유주택자야 하면서 우리 단지는 결국 재건축으로 갈거야 라는[14분] 힘찬모습으로 1악장은 마무리 짓습니다

2악장 16분~24분
재준위가 설립되면서 사람들은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서로 안전진단 모금을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정부정책을 비난하기도하고 이면에는 밝은 미래가 펼쳐져있습니다.
19분52초 갑자기 분위기가 바뀝니다, 리모델링파가 나타나기도하고, 조합파, 신탁파 등등이 나서면서 서로가 낫다고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23분 절정 조합설립후 사람들의 심리가 최고조로 올라가며 외부투자까지 극한으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3악장 24분~34분40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악장입니다.
시작부터 음산하게 시작하는게 아주 흥미롭습니다.
조합의 설립이후 기대했던것과 다르게 비대위의 움직임이 심상치않습니다, 물밑에서 현재 조합장을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26분33초 선율이 바뀝니다, 비대위원장이 촐싹맞게 돌아다니면서 조합을 강하게 비난 본인이 맞다고 강하게 주장하고있습니다 이 조합은 점점 구렁텅이로 빠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대위원장의 움직임은 계속됩니다.
29분 30초 조합과 조합원의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이대로 의견이 갈린다면 우린 다같이 망한다라는 내용으로 비대위를 계속 설득합니다.
31분 30초 이렇게 물러날 비대위라면 시작도 안했을겁니다. 조합장에 대한 강한 비난을 시작합니다
32분35초 또 촐싹대는 비대위원장이 나타났습니다. 누가봐도 수상한 움직임 ‘배후에는 다른 건설사와 업체들이 있습니다’ 거대한 배후 세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4악장 34분 40초~
시작하자마자 조합은 사정없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끝이없는 구렁텅이, 시장에서도 여기 재건축은 답이 없다며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악플이 달리며 조합원들까지 욕합니다


4악장은 여러분들한테 해석을 맡기겠습니다 이 조합은 어떻게 될까요?

재건축 그리고 클래식 여러분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어려운 클래식 음악 나는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어려운 부동산 여러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것가요?


말러의 교향곡 1번이 왜 그날 제 귀에 유독 와닿았을까요?
그 음악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혼돈과 회복을 거쳐 거대한 질서를 만들어가는 도시의 진혼곡처럼 들렸습니다.
재건축도 그렇습니다.
기억과 현실이 부딪히고, 다툼과 설렘이 뒤섞인 끝에
결국 다시 ‘사는 곳’이 되어가는 그 여정이,
말러가 그려낸 4악장의 흐름과 다르지 않더군요.

클래식을 제가 좋아하게 된 건 음악 이론 때문도,
감상법을 배워서도 아닙니다.
그냥 우연히, 제 경험과 맞닿는 선율이 있었고
그게 저한테는 의미로 들어왔을 뿐입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공부’나 ‘투자기법’으로만 접근하면
재미도 없고 오래 못갑니다.
저도 부동산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저 좋아서 보고, 관심이 생기고,
사람 사는 모습이 보여서 즐기고 있는거뿐입니다.

저는 부동산을 ‘배우는 것’보다
그냥 삶처럼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것,
그게 더 오래가고 결국 깊이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Q1. 말러 교향곡 1번이 재건축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A. 겉보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클래식 음악과 재건축의 세계는, 실제로 ‘감정의 흐름’과 ‘집단의 여정’을 공유합니다. 말러 교향곡 1번은 봄의 기지개처럼 시작해 혼란과 분열, 좌절, 그리고 궁극적 회복을 담고 있는데요, 이는 재건축 단지가 겪는 조합 설립, 갈등, 비대위 등장, 외부 투자 심리 변화, 그리고 다시 안정화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합니다. 음악은 도시의 메타포가 되고, 도시는 또 다른 교향곡처럼 들릴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Q2. 부동산도 클래식처럼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부동산 역시 단순히 ‘투자 수단’이나 ‘공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감정, 기억이 얽힌 공간입니다. 그래서 억지로 공부하기보다, 마치 음악을 감상하듯 삶의 경험과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오래가고 더 깊은 통찰로 이어집니다. 이 글은 그런 접근법이 가능함을 말러의 음악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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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교향곡?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에 대한 2개의 생각

  1. 재미있는 글이네요. 클래식 음악처럼 재건축을 비유하신게 아주 인상적입니다. 반면 몇몇 재개발들은 헤비메탈 음악으로 시작해서 샤우팅으로 끝나는 것 같기도 하구요ㅋㅋ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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