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이 시장을 지배하는 세상
와이프와 함께 아이폰 이야기를 하고있었습니다.
갑자기 제 5살아들이 껴들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준답니다
아빠 “저건 ‘아이폰’이고 이건 ‘제이폰’이야” 하면서 본인의 장난감 폰을들고 웃습니다.
한창 영어 알파벳에 빠진 우리 아들을 보고 저희는 웃었습니다.
‘네’ 아이는 브랜드의 실체나 기능따윈 모릅니다,
눈에 띄는 로고와 이름으로 배워가며 어른들한테서 세상을 배웁니다.
‘강남4구, 마용성, 여이잠목, 단순히 지명이나 행정구역을 넘어서 가격을 결정짓고 계급을 나누는 브랜드로서의 기능을 하고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배워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지명이 아니라 라벨이 가격을 결정하고, 실체가 아닌 거짓된 프레임이 계급을 정하며, 커뮤니티가 아니라 훌리건이 여론을 주도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목동도 아닌데 왜 목동일까?] 지역 이름 세탁과 집값 전쟁
지난 10년간 기이한 현상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목격되고있습니다. ‘지리적이름의 세탁’
이는 특정지역의 상징적 가치가 실체가 있는 부동산에 접목하여 시장가치를 부풀리고 있다는점입니다.
이런 현상의 대표적인 예시는 많은분들이 아시는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이며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기에 수년간 법적다툼까지 벌인일입니다.
목동도 아닌데…아파트 단지명에 ‘목동’ 넣으려 2년째 법정다툼
행정구역상 신월동이나 신정동에 있음에도 ‘목동센트럴 아이파크위브’, ‘래미안 목동아델리체’ 등 ‘목동’ 명칭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형평성의 근거를 앞세워 본인들 아파트 자산가치 상승을 위한것이였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한 지역의 정체성 어떻게 상품화되는지 보여주는 일화로 볼수있고 덜 선호되는 지역명(신월동)을 지우고 더 선호되는 이름(목동)을 덮어씌우는 하나의 젠트리피케이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목동만의 일이 아니며 가재울뉴타운 지역은 DMC이름을 빌려오며, 특정브랜드 아파트 이름을 변경하는등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있습니다.
[강남4구·마용성의 탄생] 프레임이 계급을 만든다
“강남4구” 정부가 만든 행정프레임
이제는 개별 지역을 넘어 더 넓은 지역단위를 묶어 새로운 프레임을 시도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평균을 싫어합니다, 진실은 평균속에 꼭꼭 숨겨있으며 사람들은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려고하기때문입니다.
본래 현재의 강남·서초·송파·강동 4개 구는 1975년 신설된 거대한 단일 ‘강남구’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후 인구 증가에 따라 각 지역구들이 분구하면서 현재의 강남 서초 송파 강동4개구로 나뉘어졌습니다. 40~50년이 훌쩍 지난 이 명칭이 대중들에게 소개되기 시작한건 16~18년 사이의 정부의 규제로 인해 세상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정부의 의도는 투기 억제였지만, 시장은 이를 다르게 해석했습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강동구를 강남3구와 동일한 ‘급’으로 인정한 신호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규제를 위한 행정적 프레임이 순식간에 강동구의 위상을 격상시키는 마케팅 브랜드로 둔갑했습니다.
그리고 시장에서는 강남4구의 용어에 대해 ‘부알못’ ‘역사적근거’ ‘진짜는 강남2구’등등 핫한 이슈가 된지 오래입니다.
“마용성” 시장의 창조물
‘강남4구’가 정부 정책에서 파생된 용어라면,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은 2010년대 중반부터 부동산 업계와 언론이 만들어낸 순수한 시장의 창조물이였습니다. 이 용어는 강남의 아성에 도전하는 강북의 신흥 부촌 ‘골든 트라이앵글’을 지칭하는, 기억하기 쉽고 입에 붙는 약어로 탄생했습니다. 투자자와 주택 구매자들에게 “다음 강남은 이곳”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부동산 커뮤니티는 왜 전쟁터가 되었는가
라벨에 집착하고 투기에 몰두하는 이 사회는 점점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윤리나 도덕따위는 사라진지 오래, 주소를 기준으로 한 새로운 사회 계급을 공고히 하며, 온라인 공간을 극단적인 대립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부동산 커뮤니티는 더이상 건강한 토론과 정보의 교환장이 되고있지 않습니다.
강남4구 여이잠목 마용성 등등 부동산 급지를 나열하면서 그것이 지식인양 모르면 상식이 없는양 사람들을 판단하는것에 그치지않고 계급화하며 오로지 자산가치 방어와 상승만에 몰두하며 스스로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것을 넘어 청포족, 벼락거지, 영끌 지방거지등 이제는 부동산 용어를 넘어 사회적 정체성으로 성공적으로 변환되었음을 뜻합니다. 이는 단순한 부의 불평등보다 훨씬 위험한 상태이며, 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지 못함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과정의 최종 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지역 훌리건’ 현상입니다. 자신의 아파트 단지나 지역을 온라인에서 맹목적으로 옹호하고, 비판적인 의견으로 다른 지역을 공격하며, 가격 상승 소식에 광적으로 환호하는 모습은 마치 자신의 응원팀에 자아를 의탁하는 스포츠 훌리건의 행태와 닮아있다 볼수있습니다. 이제 그들의 ‘팀’은 아파트트단지, 본인이 사는 지역구와 동이됐으며, ‘경기’는 매일 변동하는 부동산 시세가 되었다. 그리고 이 훌리건 행위는 새롭게 형성된 부동산 카스트 내에서 자신의 위태로운 지위를 지키기 위한 절박하고 공격적인 방어기제라고 할수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제이폰’을 쫒고 있는가?
5살 우리 아이는 장난감 폰을 들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이건 아이폰이고, 이건 제이폰이야!”
우리는 웃었고, 아이는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아이에게는 로고나 이름이 세상의 기준이었습니다. 기능도, 실체도 모르지만 이름을 통해 세상을 배웁니다. 아이는 아직 몰라도 괜찮습니다.
그건 성장의 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린 다릅니다. 우린 어른입니다.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가 목동이 아니라는 걸, 마용성이 단순한 조어에 불과하다는 걸, 강남4구라는 프레임이 행정적 실체가 아니라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알면서도 그 라벨을 택합니다.
더 좋은 가격, 더 높은 위상, 더 강한 집단 우월감을 위해,
우리는 라벨로 시장을 왜곡하고, 프레임으로 계급을 고착시키며, 공동체의 신뢰를 파괴하고, 커뮤니티를 전쟁터로 만들고 있습니다.
“아빠, 이건 아이폰이고, 저건 제이폰이야.”
아이의 이 말은 실수가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날 한국 부동산 시장을 가장 정확하게 요약한 진실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름을 사기 위해 집을 샀는지,
언제부터 로고를 위해 주소를 바꿨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진실보다 이야기, 실체보다 서사를 좇았는지 되묻게 됩니다.
여러분은 오늘도 어떤 ‘제이폰’을,
그리고 어떤 ‘목동’을 쫒고 계십니까?
인사이트평” 우린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브랜드는 품질의 신뢰, 경험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의 라벨은 실체 없는 기대와 위장의 프레임일 뿐입니다.
이름이 곧 가치가 되는 순간, 우리는 집이 아니라 신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상승장때는 모릅니다, 하락장때 알게됩니다 본질을 이해하세요 그것만이 살아남는길입니다”
Q1. 왜 ‘목동’도 아닌데 아파트 이름에 ‘목동’을 붙이려는 건가요?
이는 지리적 실체보다 브랜드 가치가 더 강한 시장 인식 때문입니다. ‘목동’이라는 이름은 교육, 입지, 이미지 측면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가지기 때문에, 신정동·신월동 등 인접지역 아파트들은 그 라벨을 통해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는 일종의 ‘지명 젠트리피케이션’이라 볼 수 있습니다.
Q2. ‘강남4구’나 ‘마용성’ 같은 말은 왜 생기고, 왜 문제가 되나요?
강남4구는 원래 강남, 서초, 송파에 강동을 억지로 포함시킨 행정 프레임에서 출발했고, 마용성은 강북 부촌 마케팅을 위해 시장과 언론이 만든 조어입니다. 문제는 이 프레임들이 단순 지리 개념을 넘어 ‘계급화’되고, 실체보다 이미지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부동산 가격을 왜곡하고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Q3.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훌리건 현상’이란 무엇인가요?
자신이 거주하는 단지나 지역에 대해 맹목적으로 옹호하고, 타 지역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애착을 넘어 ‘자산 방어’와 ‘계급 유지’라는 심리에서 비롯되며, 커뮤니티의 공론장을 전쟁터로 바꾸는 주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평촌 고등학교 학군이 약한 이유가 궁금하다고요? 여길 클릭하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보의 바다 속에서 참고를 하되 나만의 기준과 판단을 잘 세워야겠습니다.. 본질이 제일 중요하다는 글 공감합니다. 저는 재개발 투자자로써 글솜씨는 없지만 조만간 글을 써볼까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인사이트 부탁드립니다.
글 재미있네요 종종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