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해제구역 재추진 177곳 집계…주택정책 백서 예고

서울에서 해제된 정비구역 389곳 가운데 177곳이 다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서울시가 집계했다. 시는 16일 이 같은 집계와 도시재생 재정 투입 내역을 담은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2002년 시범 뉴타운 3곳 지정을 시작으로 광역개발을 도입했고, 오세훈 시정 1기에 뉴타운·균형발전촉진지구 35개 지구와 정비구역 297곳에서 총 30만9천호 공급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주택과 함께 도로·공원 등 생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구상이었다. 시는 2012~2020년 전체 정비구역 683곳 중 약 57%가 해제되면서 약 43만호의 공급 기회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시는 해제구역을 주민 의견조사 없는 직권해제 등 A유형 66곳(17%), 주민 요청 등 의견조사를 거쳤으나 절차 부실 등이 있었던 B유형 264곳(68%), 주민 의사와 달리 일몰기한 경과 등을 이유로 해제한 C유형 59곳(15%)으로 분류했다. 주민들이 일몰기한 연장을 요청했으나 해제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7개 구역은 사업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직2구역은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을 이유로 주민 의견조사 없이 해제됐다고 설명했다. 역사·문화 보존을 사유로 한 직권해제에는 대법원 위법 판결이 내려졌고 근거 조례도 삭제됐다고 밝혔다. 장위15구역에서는 일부 부재자의 주소·연락처를 확인하지 않고 우편 송달 대신 공시송달로 처리한 점, 신길1구역에서는 투표 참여율이 12%인데도 참여율을 높이려는 노력 없이 해제한 점을 지적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정이 정비구역 해제의 대안으로 추진한 도시재생이 보존·공동체 중심에 치우쳐 주거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 약 9,110억원,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약 1,850억원으로 총 1조960억원이 투입됐다고 집계했다. 도시재생으로 전환됐던 해제구역이 다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입 예산이 매몰비용이 된 사례가 상당수라는 설명이다.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2016~2020년 연평균 2만9천호에서 2021~2025년 연평균 1만5천호로 줄었다. 시는 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수년이 걸려 과거 해제와 신규 지정 위축의 영향이 뒤늦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15년간 서울 거주인구는 약 18% 감소했지만 세대수는 약 14% 증가했고, 향후 10년 안에 정비가 필요한 노후주택은 약 193만호라고 밝혔다.

시는 오세훈 시장 취임 후인 2021년 5월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6대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거정비지수제 폐지와 공공기획 도입, 주민동의 확인 절차 간소화, 해제구역 중 노후지역의 신규 구역 지정,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 이하) 규제 완화, 후보지 공모를 추진했다. 공공기획은 이후 신속통합기획으로 발전시켜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 지정에 속도를 냈다고 설명했다.

민선 8기에는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현황용적률 인정, 공공기여 부담 완화를 추진했다. 2022년에는 모아주택·모아타운을 도입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의 주택정비와 도로·주차장 확충을 함께 지원했다. 정비구역 지정은 2016~2020년 77곳에서 2021~2025년 172곳으로 2배 이상 늘었다고 집계했다.

서울시는 정책 전환 과정에서 주민 의사와 장기적인 공급 영향을 검토해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민선 9기에도 사업성 개선과 인허가 기간 단축, 사업 단계별 지연 요인 해소를 추진해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구역 지정과 인허가 이후에도 착공·준공까지 사업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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